루날 · @Runal_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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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쳐 : 경멸의 시간 (Czas pogardy) / 안제이 사프콥스키 / 1995 (폴란드어), 2005 (영문)

위쳐 게임은 3편만 했는데 진짜 나랑 안 맞아서, 다음에 다시 해야지~ 하고 있다가 위쳐 원작은 좀 궁금했어서 읽어보았다. 학교 도서관에 전권이 있고, 단편집과 1권 분위기가 생각보다 잘 맞았기 때문에.

근데 단편집과 1권의 그 분위기가 아니더라! 스케일이 좀 많이 크더라! 좀 키X의 여행이나 마X의 여행같이 적당히 요괴 헌팅 하면서 시리 키우는 이야기였으면 좋았을 게 닐프가드와의 전쟁이니 스케일이 좀 많이 커져서 좀 짜증났다. 어쩐지 위쳐 3도 메인스토리보다 그냥 주변 괴물 사냥하는 서브퀘스트가 훨씬 재밌더라.

그래도 재밌게 읽은 건 재밌게 읽은 거니까. 이제 보니 90년대 판타지 소설이던데 조금 가부장제백인판타지적인면이있지만 뭐 90년대에 이정도면 막장이 아니라 오히려 건전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 넘어가고. 근데 낯선 폴란드 소설에서 갑자기 구세대 (PC통신세대) 판타지 소설의 맛이 난다?

생각해보니 이 소설 90년대라 그런가? 우리나라 드래곤 라자니 룬의 아이들이니 하는 것도 90~00년대 산물이니 좀 그럴 수도 있는 거지? 게롤트가 멋지게 나와도 시리가 실질적 주인공인게 아무래도 룬의 아이들, 특히 윈터러 편 내지는 세월의 돌 생각나는 게 많이 K-스럽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 완결편까지 국내에 안 들어오면 어쩌지 고민하면서 봤는데 검색해보니 다 있는 것 같다. 다 읽어야지. 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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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감상일지 #소설 #판타지 #판타지소설 #위쳐 #위쳐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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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날 · @Runal_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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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왜 호빗이 주인공일까? 생각이 잠깐 드는데, 아무래도 톨킨 이 양반도 인간에 지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 해본다. 1차 세계대전 참전자고. 다 아는 스포일러지만 아라곤과 보로미어의 모습을 보면, 톨킨은 씩씩하고 순박한 모험가를 그리고 싶었지만 그게 인간에게 적합한 역할은 아니라고 본 것 같다. 간달프는 인간이지만, 마법사니까 별개의 영역이고. 그리고 사루만이 대신 타락해줬잖아?

사실 호빗 넷이서 여행을 하게 된 계기와 다시 그게 아홉이 되어 여행하는 여정이라 왜 읽나 스스로 의문을 던져본 게 여러 번인데 그래도 현대판 동화라 생각하면 읽는 맛이 있다. 남은 2, 3부도 빨리 읽어야겠다.

#감상 #감상일지 #반지의제왕 #반지원정대 #톨킨 #소설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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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날 · @Runal_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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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나이트 (Moon Knight)

글 Jed MacKay / Issue 1 ~ Issue 6 / 2022

2022에 다시 리런치가 된 문 나이트. 제프 르미어의 문 나이트 연재분이 굉장히 높은 평가와 함께 찬사를 받았지만 이후 맥스 베미스가 전반적으로 나쁜 평가(본인은 읽지 않았기 때문에 모름)를 받으면서 연재중단되었다가 다시 문 나이트 드라마와 함께 나왔다. 이슈 1호부터 6호는 1권에 실려있다.

사실 제프 르미어가 평가는 좋았지만 ‘그래서 이렇게 끝나면 너무 깔끔한데 다음 작가는 어쩌라고’ 싶을 정도였기 때문에 좀 걱정스러운 면이 있다. 사실 문 나이트 드라마판도 뒤로 갈수록 ‘그래 완성도는 있는데 낫 마이 문 나이트’였기 때문에 이번 문 나이트도 거를까 생각했는데, 이슈 2호의 영미권 팬더빙을 보니 아, 이거 분위기 좋네? 싶어서 읽었다.

전반적으로 문 나이트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이라 기존 내용을 모르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콘슈와 관계가 재정립되면서 달라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안 보던 독자가 갑자기 읽으면 헷갈릴 수 있다.

아무래도 문 나이트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큰 그림 안에 있기 때문인지, 장기연재를 할 것 같다는 조짐이 든다. 꽤 주변 새로운 등장인물이 늘었고, 하나의 바운더리 안에 문 나이트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흡혈귀도 나오고 옛날 호러 단편 만화 시절의 문 나이트로 회귀한 셈인데, 기존 문 나이트 팬들한테는 이것도 낫 마이 문 나이트 소리 들을 수도 있겠다.

옛날 벤슨 런은 시빌 워랑 겹치면서 다른 히어로들과의 관계 속에서 중구난방 전개되었고, 엘리스/우드/분 런은 너무 깔끔한 단편집이었기 때문에 더 이야기를 전개할 거리가 없었다. 벤디스 런은 사긴 했는데 기억 안나고, 제프 르미어는 만신의 현현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번 문 나이트도 그저 그런건 아니겠지? 고민했는데 이것도 나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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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감상일지 #문나이트 #제드맥케이 #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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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날 · @Runal_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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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은 어떤 사건으로 말미암은 그 이후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것이지, 그 사건의 진상을 캐물으려 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단순히 후더닛, 와이더닛을 묻는 것보다 훨씬 유독하고 다층적인 작업이지만, 한 번 해봄직한 이야기다.

과거의 상처를 수습하고 치유하려면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물론 우리의 시즌 3은 거기까지 말해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시즌 3은 ‘아직 사건은 끝나지 않았고 더한 일이 일어나고 있을 수도 있다’는 불길한 암시를 숨겨놓고 끝난다. 그것은 열린 결말이고, 사실 과대망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허나, 과거에 얽매여 있을 수만은 없다. 상처를 주는 과거는 어쩌면 별 것 아닌 일일 수 있고, 거기에 대한 집착을 그만두고 앞으로 더 좋은 순간을 기억하는 데 전념하자.

시즌 3은 굉장히 행복하게 끝났기 때문에, 이대로 트루 디텍티브를 끝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HBO가 간판 드라마를 이대로 내버려둘리 없으니, 시즌 4를 기대해도 괜찮겠지?

#드라마 #hbo #트루디텍티브 #감상일지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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