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어 공부를 하기 위해 원서와 번역서를 동시에 필사하기로 했다. 고른 책은 대만 작가 천쉐의 레즈비언 결혼 생활 에세이인 《같이 산 지 십 년 同婚十年》 . 고를 땐 기왕 필사하는 거 퀴어 작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만 골랐는데, 에세이가 짤막짤막하니 읽고 쓰기 좋아서 공부용으로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 카키모리 총알 딥펜 닙을 연습해보고 있다. 잉크를 무척 많이 머금어서 한 번 잉크를 적시면 예닐곱 줄 글을 쓸 수 있는 건 좋은데, 잉크를 많이 머금다 보니 처음에는 잉크가 너무 많이 나온다. 이걸 조절하는 법만 익히면 자주 쓸 것 같다.
송사 한 수 더.
서정의 대가인 이청조의 일전매 ‘고운 대자리에 가을이 왔어요’
🖋️(좌)야자컴퍼니 미공필 33도 (우)파이롯트 이로우츠시M
🎨(좌) 반미 행성잉크 파르테노페 (우) 반미 행성잉크 판도라
- 펄잉크는 처음. 미공필도 며칠 전에 처음 써 봐서 아직 익숙지 않은데, 5천원대 미공필이 펄잉크를 버틴다는 리뷰를 보고 혹해서 질렀다. 미공필로 서예를 하는 굇수들의 필체에는 당연히 못 미치지만, 미공필로 한자를 쓰니 확실히 그럴싸한 느낌이 있다.
- 왜들 불편함을 감수하고 펄잉크를 쓰는지 알겠다. 종이 위의 반짝임을 보면 반짝이 장난감이나 문구에 흥분하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원초적으로 행복해.
“행동이 곧 희망이다. 하루가 저물고 일을 다 끝내고 나면 자리에 누워 생각하곤 한다. 이런, 이럴 수가. 오늘 이걸 내가 해냈네. 얼마나 잘했는지 또는 얼마나 못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어쨌든 해냈으니까.”
아침에 인스타에서 본 레이 브래드버리의 명언. 오늘은 이 구절을 의지해서 일해야겠다.
🖋️(좌)플래티넘 프로사이언F (우)파이롯트 이로우츠시M
🎨세일러 시키오리 리큐차
p.s. 만년필은 그만 사고 잉놀을 즐기려고 딥펜을 들였는데, 딥펜이랑 만년필 색감이 이렇게 다르면 만년필에 대한 물욕을 멈출 수 없잖아!!
#딥펜 을 본격적으로 써보고 싶어서 브라우스 딥펜을 사 봤다. 입문자용이라는 스테노 닙을 달았는데 뭔 입문자용이 이리 어렵나… 만년필처럼 닙 끄트머리가 둥글지 않아서 바늘로 글을 쓰는 기분이다. 그리고 조금만 힘을 줘도 닙이 양갈래로 쫙쫙 벌어지고 아주 작은 필압 차이에도 글씨 굵기와 잉크 흐름이 확확 변한다. 그런데 이게 입문용이란 말이죠(한숨)… 8천원 주고 신기한 경험한 셈 치겠읍니다 ㅠㅠ #잉크토돈
- #필사 한 글은 My Funny Valentine 가사
🖋️브라우스 스테노(블루펌킨)
🎨피에르가르뎅 태극블루
《차별 없는 병원》 중 트랜스젠더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에 대한 내용.
- 일단, 한국에서 성소수자 의료 지침서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정말로 다행스러운 일. 요즘 좀 바쁘긴 하지만 꼭 짬짬이 읽어야겠다.
- 잉크 선택은 당연히 의도적이긴 한데 하늘색이 너무 진하다. 하늘색이라기보다는 바다색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제이허빈 Bleu Azur 색이 딱 좋은데, 얘는 흐름이 너무 안 좋아서 그런지 딥펜으로 잘 써지지 않는 게 문제. 괜찮은 하늘색 잉크를 장만해서 트랜스젠더퀴어 관련 글을 읽고 필사할 때 써 보고 싶다.
🖋️파이롯트 카쿠노 F/이로우츠시 F
🎨파이롯트 이로시주쿠 아마이로/하나이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