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드르 : 아무도 나를 혼낸 적이 없어. 언니도 홍마관 가족들도 나를 가두기만 했고 무엇 하나 제대로 가르친 적이 없어. 그냥 못본 척 덮어두려고 했지.
소악마 : (미쳤나 드디어?)
플랑드르 : 그런데 너는, 나를 쓸모없는 아이라고 정면에서 똑바로 멸시해주었어... 정말 고마워 소악마... 조금 더 나를 욕해줘! 더 혼내줘!!!
모니터 너머의 나 : 우오오옷!! 흥분된다!!!!!!
코이도키 최종화 직전에서 유카리가 코이시에게 내린 결론은 "넌 그저 관심이 고픈 어그로꾼일 뿐이야"(?) 였다는 것인데 몇년간의 세월을 붙어 다녀서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는지 그런 심한 말을 해버렸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있어서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코이시가 써드아이를 열지 않음) 거실 구석에서 눈물 와르륵 떨구고 있는게 참 인상적이었음.
그런 팩폭은 대부분 개인적인 쾌감이나 악한 마음으로 비롯되어 휘두르는게 대부분인데 유카리 같은 경우에는 그런 사사로운 감정이 아니었고 저 아이한테 상처가 되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이 안좋은 상황을 얼른 타개해야 된다는 일념이 있었던 것 같음.
자신이 남에게 원망받는 한이 있더라도 누군가에게 따끔한 충고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런 생각이 듬. 요즘 세대에는 꼰대(?)라는 단어로 변질된 감이 있지 않나 싶지만 사실 이보다 최강의 아군은 없을거라고 생각됨.
"파츄리 님, 저는 파츄리 님을 제외한 딴 사람들이 어떻게 되든 상관 없어요.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쓰기에는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아요. 저의 생각이 틀렸나요?"
"나는... 사역자의 자격이 없어. 네 욕망을 눈치채지도 못했으니..."
"스스로를 탓하지 말아주세요 파츄리 님. 잘못한건 저니까요. 파츄리 님께서는 이제 제가 싫어지셨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부터 긴 시간에 걸쳐 반드시 저를 좋아하게 만들거니까요."
'가해자가 되어버린 피해자' 라는 타이틀은 정말 구려서 그 어디에도 붙이기 싫은데다가, 소재로 쓰기도 꺼림칙한데, 코이도키에서는 다른 표현이 달리 없을 정도로 사나에가 그런 역할을 맡고 있어서 찝찝한 점이 많다.
그래도 스스로의 죽음을 목도하며 참회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데, 이 작품에서 제일 부처님은 코가사가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코가사는 너무나 스와코에게 협조적이고 이해심이 많다.
향후의 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나 사나에를 되찾으러 삼도천에 간다는 스와코의 결심에 기꺼이 그녀를 뒤따라갔을거라고 생각한다...
사나에가 자신에게 그런 짓을 한 것은, 분명 고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거겠지.
그래도 정신차려 코가사... 방금전까지 사나에한테 죽을뻔한 목숨이었어. 언제까지 부처님 같은 마음으로 살거니...
#동방프로젝트 #코메이지코이시의두근두근대모험 #코이도키
요괴 퇴치를 명분으로 신이 되기를 자처한 코치야 사나에와, 명백한 피해자의 입장에 서있는 코가사를 보면서 어떤 인과관계나 접점을 느낄수는 있겠지만, 그걸 보면서 커플링이라고 즉석에서 붙여버리는건 너무 무리수였다.
공식에서 아무리 '운명의 실이 얽혀있는 상대' 라는 타이틀을 붙여주었어도 어느 정도 비판적인 시선으로 얘네들을 볼 수 있어야 했는데.
내가 예전에 유성애중심 CP 덕질을 정말 심하게 했다는 증거이기도 한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코가사한테 너무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다른 방법으로 연구해서 이 관계성을 맛있게 풀어내는걸 고려해야지, 앞뒤 분간 안하고 "커플링은 최고야!" 하고 있었던 내 자신을 반성하면서 ㅠㅠ
(물론 다른 사람이 사나코가를 CP로 엮는건 자유니까 광범위하게 뭐라고 하는게 아님... 그냥 내 자신만 주의사항 챙겨두면 되는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방프로젝트 #코메이지코이시의두근두근대모험 #코이도키